창살 너머로 보이는 세상은 아름답고 평화롭기만 합니다. 새들은 푸른 하늘을 마음껏 날아다니며 춤추고 산과 들에는 만개한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자랑하며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담장 밖에서 살 때는 몰랐던 일상의 자유로움이 이제는 동경의 대상이 되어 자유를 누리던 시절이 그립기만 합니다. 아니, 그립기만 한 것이 아니라 되찾고 싶습니다. 푸른색 수형자 복을 입고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대신 ****이라는 수인번호를 가슴에 붙이고 1평 남짓한 독방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 제 삶을 지탱시키고 이끌어준 것이 기드온성경이었습니다.

 

성경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성경을 통하여 새로운 삶에 대한 소망을 가슴에 품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저의 삶에 대하여 말씀드리고 이 용서받지 못할 자를 받아주시고 죄와 허물을 당신의 보혈로 깨끗하게 씻어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고자 합니다.

 

해변의 백사장에서 고운 모래로 정성을 다하여 성을 쌓았는데, 한순간에 밀려온 파도에 사라져버린 모래성을 찾으며 우는 아이처럼 혼자 덩그러니 남겨져 맞이하는 밤은 절망과 두려움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더욱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죄책감이었습니다.

 

나의 욕심으로 벌어진 참혹한 일들에 대하여 어떤 말로도 행동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죄책감은 무기형이 선고되어서 수형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떨쳐버릴 수 없는 내 삶의 십자가가 되었습니다. 들판의 잡초도 세찬 비바람의 시련을 견디어 하나님의 섭리하심에 순종하여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서 나는 지금까지 왜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나만의 이익과 입장을 주장하며 이기적인 삶을 살아왔는지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겨울날의 혹독한 추위와 거친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고 생명의 꽃을 피워내는 한 송이 꽃처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과정임을 알기에 오늘도 나에게 주어지는 삶의 시련에도 하나님께 찬양과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지금 내가 환경과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 하여도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시기에 나는 오늘도 감사함으로 평안의 삶을 살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세상의 쾌락에 빠져 영혼이 죽어가고 있음도 알지 못한 채 사탄에게 사로잡혀서 죄악 속에 살다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살고 있는 지금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5:17)라는 말씀에 감사함으로 주를 찬양하며 앞으로 나아가니 제가 있는 이 자리가 천국임을 고백합니다.

 

청송교도소 정**

 
 
Posted by 한국국제기드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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