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서울 북아현동 북성국민학교를 다니던 때는 지금처럼 좋은 품질의 학용품과 풍성하고 맛있는 먹거리가 많지 않던 빈곤하고 배고픈 시절이었고, 그나마 간식거리 등을 유일하게 얻어먹을 수 있던 곳이 교회였습니다. 주일날 교회에 가서 간식이나 시상품을 받고나서는 한동안 교회와는 담을 쌓습니다. 그러다가 성탄절이 가까이 오면 친구들이 교회에 가자고 합니다. 교회에 가면 먹을 것을 주기에 체면 불구하고 절기 때만 교회에 나가는 생활을 수년간 반복하였습니다.
저는 이렇게 친구 따라, 절기 따라 저희 가정 식구 중에 혼자만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렇게 절기신자로 교회에 다니면서도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외우라는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을 지난 달력 뒷면에 써서 벽에 붙여놓고 열심히 읽고 외웠습니다.

그 당시에는 성경책이 흔하지 않은 때라 부모들이 교회를 다녀도 성경책을 갖고 있는 아이들은 얼마 되지 않았고, 대부분 빈손으로 교회에 왔습니다. 저는 절기신자로 주일학교 다니면서도 성경책이 너무나도 갖고 싶었습니다. 빡빡머리 중학생이 된 저는 체면 때문에 더 이상 절기에도 교회에 나가지 않았고, 교회를 완전 졸업했습니다. 그런데 충암중학교 1학년 때, 역사 선생님이 미국 이민을 가시면서 전교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셨는데, 그 선물은 그토록 갖고 싶었던 성경책이었습니다. 기드온협회에서 발간한 빨간색 표지의 기드온성경이었습니다. 기드온성경을 받는 그 순간, 갑자기 교회에 가고 싶은 마음이 불일 듯 일어났습니다.(24:32) 성령님의 역사하심이었습니다. 기드온성경을 받은 그 주중에 안재찬이라는 친구가 명섭아! 우리교회에 갈래?”라고 하는데, 친구의 소리가 주님의 음성처럼 들렸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성결교회의 모교회인 무교동에 있는 중앙성결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뒤돌아보면 1970년대는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그 시기에 한국교회 부흥의 불길을 일으켰던 빌리그래함 집회(1973), 엑스폴로 74(1974), 77민족복음화대성회(1977) 등 대형집회에 직접 참석함으로 개인적인 신앙의 성장과 성숙의 기회와 목회자로 부르심을 받아 헌신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기드온성경 한권이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과 동생들도 전도하여 온 가족이 하나님을 잘 섬기고 있습니다.(16:31) 모든 것이
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었고
(1:5), 성령님의 인도하심이었음을 믿습니다.

1980년 전도사가 되어 중앙성결교회 어린이부와 학생회를 섬길 때에도, 1986년 개척하였던 은혜성결교회에서도, 저의 어린 시절의 성경 신앙 경험을 바탕삼아, 주일학교에서의 말씀교육이 평생 신앙을 좌우하는 시작점인 것을 알아 성경을 늘 우선순위로 두었습니다. 현재 시무하고 있는 보배성결교회에 30년 전 부임해서도 청년들에게 말씀만 가르쳤습니다. 매주 성경 공부를 두 시간 이상을 하였는데,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말씀의 능력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어 말씀대로 순종하고, 헌신한 청년들이 좋은 일꾼들이 되어 시무장로와 여러 직분들을 맡아 충성스럽게 섬기고 있습니다.

우리교회는 최근에 주일학교가 부흥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오락적인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선물공세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신앙 교육을 하고 아이들에게 끊임없는 관심을 갖는 것이 비결입니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키우는데 정말 필요한 것은 어려서부터 성경을 늘 가까이 하여 읽게 하고, 부지런히 가르쳐(6:7) 하나님의 온전한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라 믿습니다.(딤후3:15~17)

 

마지막으로 한국 국제기드온협회의 사역에 깊은 감사와 고마움을 표하고, 중학교 시절 기드온 성경책을 나눠주고 미국에 가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기드온협회의 성경배부사역이 전 세계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복음화가 이루어지는 때를 기대하며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 저를 변화시킨 기드온 성경을 53년이 지난 지금도 보물같이 간직하고 있으며, 자손들에게 가보로 물려주려고 합니다. 할렐루야!

보배성결교회 이명섭 목사

Posted by 한국국제기드온협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