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예은교회 김은주 사모

 

그래도 종교는 기독교

저는 하나님이 누구신지, 예수님이 누구신지 모르는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교회가 어떤 곳인지, 누구를 믿는 곳인지 알려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릴 적에 기억하는 교회는 가끔 맛있는 간식을 무료로 나눠주는 곳이었습니다. 교회에 다니지 않았어도 성탄절에는 동네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 가서 간식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교회에서 나누어 주신 맛있는 간식을 먹었던 고마움에 대한 기억으로 학교에서 조사하는 종교가 무엇이냐는 질문란에는 항상 기독교라고 적었습니다.

 

성경책을 가지고 싶은 소망

대구에서 국민학교 5학년 때에 광주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사촌언니들이 다니는 교회를 소개 받아 광주중앙교회에 등록하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신앙에 대한 지식이 백지와 같은 아이였기 때문에 강단에서 말씀하시는 목사님의 말씀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반 선생님의 말씀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에 다니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매주 열심히 결석하지 않고 나갔습니다. 몇 개월 다니다 보니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성경책이었습니다. 가지고 싶은 마음이 커져 갔지만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어느날 교회학교 선생님이 전도한 친구들에게 성경책을 선물로 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경책을 가지고 싶어서 친구들을 전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빨리 가지고 싶은 마음에 남동생을 교회에 데리고 가기 위해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동생을 데리고 교회에 갔습니다. ‘다음 주엔 나에게도 성경책이 생기는 구나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한 주, 두 주, 한 달이 지나도 성경책은 제 손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기대한 만큼 실망스러운 마음도 컸습니다.

 

드디어 내 손에도 성경이!

이런 저의 상황과 환경 가운데에 놀랍게도 저는 중학교를 수피아 여중으로 배정받았습니다. 그 당시 수피아 여중은 여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학교는 아니었습니다. 수피아 여중은 배유지(Dr. Eugene Bell) 선교사님이 1908년에 설립한 기독교 학교입니다. 같은 반에서도 몇 명 배정받지 못했는데, 제가 그중 한 명이 된 것입니다. 저에게는 이순간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제가 수피아 여중에 입학할 때엔 성경책을 교과서로 사용했기 때문에 신입생들이 꼭 구입해서 가져가야 했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함께 서점에 가서 성경책과 찬송가를 드디어 사게 되었습니다. 세로로 오른쪽부터 읽어나가는 성경책이었습니다. 교회에 가지고 다닐 성경책과 찬송가가 저에게도 생긴 겁니다. 제가 산 성경책은 크고 두꺼운 책이었습니다. 지금은 학교에 사물함이 있어 교과서를 학교 개인 사물함에 넣고 다니지만, 그 당시에는 없었기 때문에 분실의 위험이 있어서 대부분 책가방에 수업 교과서와 사전을 넣어 무겁게 가지고 다녔습니다. 두꺼운 저의 성경책 또한 수업시간에만 학교에 가지고 갔습니다.

어느 날 1학년 신학기에 학교에서 파란색 표지의 손바닥만한 성경책을 모든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한국 국제기드온협회에서 배부해 주신 신약전서와 시편, 잠언이 있는 성경책이었습니다. 저는 이 성경책이 마음에 꼭 들었습니다. 매일 학교에 가지고 다녀도 무겁지 않고 무엇보다 가로로 써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예배를 드리고 교과수업을 시작합니다. 성경 수업시간을 통해서는 성경말씀을 배우고, 사도신경, 주기도문, 십계명도 외우고, 찬송가도 배웠습니다. 저는 예수님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파란색 표지의 성경책을 매일 읽어 보기로 마음먹었고, 학교에 등교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책가방에서 성경책을 꺼내 말씀을 한 장 읽고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성경책을 구입했을 때, 구약부터 읽다가 포기했었는데, 기드온협회의 성경책은 신약부터 있어서 초신자인 제게는 좀 더 쉽게 다가왔습니다.

 

매일 함께 동행하게 된 기드온성경

매일 말씀을 묵상하며 반복해서 통독해 나가면서, 어느 순간 저는 말씀 안에서 하나님과 교제하고 있었고,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어려웠던 말씀들도 목사님들의 설교를 통해 이해할 수 있었고, 그러면서 예배를 사모하는 마음도 더욱 커져 갔습니다. 마태복음 633절의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하나님께서는 이 말씀과 같이 제가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의 나라를 구할 때, 저의 삶에 필요한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 등 모든 필요를 시기적절하게 채워주셨습니다.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43:1) 이스라엘에게 하신 말씀이 저에게 주신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하나님은 택한 자녀에게 사랑의 두드림을 계속 하시며, 하나님 자신을 가르쳐 알게 하셨습니다.

중학생에서 고등학생, 대학생이 되어서도 저는 매일 아침, 이 작은 성경책을 꺼내 한 장의 말씀과 함께 저의 하루 첫 시간과 마음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으로 저의 삶을 인도하셨고, 저의 성품을 다듬어 가셨습니다.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119:103) 라는 말씀과 같이 말씀을 가까이 할수록 하나님의 말씀은 꿀을 먹음 같이 저에겐 너무나 달콤하게 느껴졌습니다. 교회에서는 어릴 적 너무나 하고 싶었던 성가대도 하고, 교사도 하며, 저의 믿음의 지경을 점차 넓혀 갔습니다.

 

기도의 응답, 가족구원

교회에 다니시니 않으셨던 부모님은 제가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는데, 그때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1631) 라는 말씀을 붙잡고 기도했습니다. 사모가 된 딸의 면을 세워 주고자 교회 나가셨던 어머니께선 지금은 권사가 되어 매주 열심히 교회에 다니고 계십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도의 응답이 더뎌 지쳐갈 때, 아버지는 중보기도의 시간이 무르익은 올해 첫 예배출석을 하며 교회에 등록하셨습니다. 지금은 새신자 교육을 수료하시고, 세례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믿음이 없는 가정에서 하나님은 저를 택하여 자녀 삼으셨고, 믿음의 환경으로 저를 인도해 가셨으며, 말씀으로 먹이시고, 기르시며, 제 삶을 하나님께 드리도록 만들어 가셨습니다.

한국 국제기드온협회에서 나누어 주신 성경이 영의 양식이 되고 빛이 되어 저를 성장시키고 이끌어 주었듯, 저와 같은 상황과 형편에 계신 많은 분들에게도 전해져,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은혜가 임하고, 하나님의 나라가 확장되며, 모든 이가 주께 돌아오는 은혜가 임하길 소망합니다. 여러분들의 섬김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전주예은교회 김은주 사모

Posted by 한국국제기드온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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